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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법 시행규칙 논의 본격화…업계 "준법 가능한 구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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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법 시행규칙 논의 본격화…업계 "준법 가능한 구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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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의 문신 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한 '문신사법'이 2027년 10월 시행을 앞두면서 시행규칙 마련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문신업계는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질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전제로 업계 수용성과 의료계·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균형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문신사법 시행, 현실과 법안 사이의 균형을 묻다'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공유됐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주최하고 타투유니온과 녹색병원이 공동 주관했다.

문신사법을 대표 발의했던 강선우 의원은 개회사에서 "문신사법 제정을 통해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던 문신 산업을 공적 관리체계로 편입시키고, 문신사의 직업적 자긍심을 제도적으로 보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다면 합법화라는 명분만 남고 현실은 바뀌지 않을 수 있다"며 하위 법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과 위생을 보호하는 동시에 문신사의 권리를 보장하는 출발점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시행규칙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문신사법 제정 이후의 과제를 짚었다. 임 원장은 "문신사법 제정 자체가 곧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시행규칙과 관리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녹색병원이 2020년부터 문신 시술과 관련한 감염관리와 멸균 절차를 연구·개발하고 교육과 훈련을 진행해 온 경험을 소개하며 "앞으로 2년간 마련될 시행규칙이 문신사법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안전과 종사자의 존엄한 노동을 함께 보장하는 제도적 토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도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타투유니온지회 지회장은 문신사법 시행규칙이 "산업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준법이 가능한 구조 속에서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행규칙의 주요 쟁점으로 멸균 기준, 염료 안전성, 문신기기 관리, 자격체계, 설비 기준 등을 꼽았다.

먼저 멸균 기준과 관련해 김 지회장은 "문신 시술은 진피에 침습하는 고위험 행위로 분류되며 멸균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는 국제적 합의가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멸균 상태를 유지한 채 문신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는 산업 현장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법제화된 국가들 역시 '완전한 멸균'이 아니라 작업환경 전반의 소독과 바늘의 멸균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늦게 법을 도입한 한국이 법과 현실이 괴리된 형식적 규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멸균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해외 사례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염료 기준에 대해서는 현행 식약처 기준이 국제 기준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김 지회장은 "EU가 2022년부터 타투 염료에 REACH 기준을 적용하면서 특정 색상 수급 공백과 작업성 저하 문제가 발생했다"며 "국내 기준은 일부 물질에서 EU 기준보다 10~40배 높은 수준으로 설정돼 있어, 녹색·파란색 잉크는 합법 유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EU와 동일한 기준에서 출발해 인체 주입 염료에 대한 전수 추적조사를 통해 단계적으로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주무 부처가 주요 브랜드에 대한 검사와 인증을 주도해 준법이 곧 산업 참여자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신기기 관리와 관련해서는 의료기기법 적용 문제를 짚었다. 김 지회장은 "문신기기를 의료기기 2등급으로 인증하도록 할 경우, 비의료인에게 문신 행위를 허용한 문신사법의 취지와 충돌한다"며 "과도한 비용과 시간은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과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신사법 내 별도 관리 규칙을 제정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구매·거래 내역 기록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자격체계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제시됐다. 김 지회장은 "자격 취득 방식은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만약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준으로 한 텍스트 위주의 짜맞추기식 시험과목 편성으로 귀결된다면, 산업과 소비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 이는 법 시행 이전부터 교육 사업에만 집중해온 일부 유관단체들 역시 반드시 숙고해야 할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설비 기준의 조속한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2027년 말 시행에 앞서 임시등록이 진행되는 만큼, 설비 기준을 조속히 공포해 문신사들이 충분히 대비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멸균 기준에 따라 공간 구성과 설비가 달라지는 만큼, 멸균 기준 확정과 설비 규정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측은 업계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단계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연경 식약처 위생용품정책과장은 "식약처 기준과 EU 규정 간 차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국제 기준과의 조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연구용역과 업계 간담회를 통해 수용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홍모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 과장은 "문신사법에 따른 문신기기와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문신사법의 취지에 맞게 국민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업계 애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과장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안전한 문신 시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의 수용 가능성과 전문가 의견을 함께 고려해 하위 법령과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늘 제시된 발제 내용 역시 하나의 중요한 지향점이 될 수 있지만, 의료계와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해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종합해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문신업계가 요구하는 방향을 하나로 모아서 전달해주길 요청했다. 그는 "설비 기준 등을 조속히 제시하고 싶지만, 문신업계의 목소리가 하나로 정리돼 전달돼야 의료계와 학회 등을 설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원 보이스'로 의견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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