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27년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 제정 과제가 남은 가운데 문신사들이 목소리를 모으며 구슬을 꿰고 있다.
정부도 자격, 업소 등록 등 하위법령 제정을 위해 문신사 단체들이 의견을 통일해 오면 보다 쉽게 의료계를 설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타투유니온지회·녹색병원이 주관한 '문신사법, 현실과 법안 사이의 균형을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김도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장은 하위법령 제정 시 고려할 사안으로 ▲의료기기법이 아닌 문신사법 내 문신기기 관리 규정 포함 ▲멸균 정의 ▲시설 기준 등을 제시했다.
문신사법은 '문신행위에 사용하는 기구, 물품 등은 '관련 법령'에 따라 인증받은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관련 법령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신사법으로,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법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윤 지회장은 "의료기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문신기기가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비의료인도 의료법의 예외로 문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문신사법의 입법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고 합법적인 문신 산업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에 놓인다"며 "바늘의 종류만 2000종이 넘는데 의료기기법으로 관리되면 인증을 받은 단일 유형 바늘만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문신업계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미용용품 수출입 판매업체의 경우 KC 인증을 주장하고, 의료기기 2등급을 취득한 문신용품 수입판매업체는 현행 유지를 주장하지만, 다수 문신사들은 문신사법 내 별도 규칙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용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 사무관은 "문신사법에 따른 문신행위는 미용 목적인 반면 의료기기법 상 의료기기는 처치 등에 사용하는 의료목적이다"며 "문신사법상 사용돈 제품과 의료법상 의료기기는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하위법령 제정 시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도 "의료기기법상 인증된 바늘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규제 설정 시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꼭 필요한 선에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멸균의 정의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신은 진피에 침습을 하는 고위험 행위로 분류돼 멸균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완전한 멸균 상태를 유지한 채 문신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도윤 지회장은 "작업환경 전반 '소독'과 실제 피부에 침습하는 바늘의 멸균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멸균작업 절차에 대한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병원은 2020년과 2023년 '타투이스트 감염관리 및 멸균작업 절차' 지침을 제작한 바 있다.
최유선 녹색병원 적정관리부장은 "지침을 통해 문신사들을 대상으로 멸균 이론 교육·실습을 했더니 수행 결과가 좋았다"며 "명확한 멸균 범위가 빨리 정해지고 체계적 교육이 있으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설비 기준도 멸균 정의와 함께 정립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설비 기준에 따라 멸균 과정의 물리적 분리 여부와 공간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도윤 지회장은 "향후 추가 공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 기준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현재는 확정된 기준이 없어 예측에 근거해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임은정 보건복지부 과장은 "설비 기준을 빨리 알려드리고 싶지만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있을 것이고, 의료행위에 준하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수준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돼 균형점을 찾는 게 먼저"라고 답했다.
그는 또 "현장 수준과 목소리만이라도 하나로 통일해 알려줘야 의료계와 감염학계, 보건학계, 피부학계 등을 설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